적어도 지난 500년 동안은 찢어진 처녀막이 처녀성의 상실을 알려주는 일반적인 표지로 활용되었다.
“처녀막(hymen)”이란 단어는 “ 막(membrane)”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과거에는 이 말이 몸의 모든 막을 가리켰다.
그런데 언제가부터 이 말이 특이하게도 여성의 질에 있는 막과 결부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처녀막이 팽팽하게 펼쳐진 피부 조각으로, 질의 개구부 안쪽 전체를 덮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부인과 병원에서 정말이지 아주 가끔씩 이런 처녀막을 볼 수 있는데 “무공 처녀막(imperforate hymen)”이라고 부른다.
무공 처녀막은 선천적 결손증으로 여겨지며, 섹스와 기타 건강상의 이유로 간단한 수술을 통해 질을 열어줘야 한다.
진실은, 처녀막은 질의 입구 일부만을 덮고 있는 막 조직이다.
처녀막은 날개처럼 펄럭이는 피부 덮개라고 할 수 있으며 모양과 크기가 아주 다양하다.
여성이 나이를 먹으면서 성관계를 하는지 여부에 따라 크기가 바뀌기도 한다.
어떤 처녀막은 질기고, 어떤 처녀막은 약하며 어떤 처녀막에는 혈관이 분포해 있어서 찢어지면 피가 나고,
어떤 처녀막은 그렇지 않다. 약한 처녀막은 자전거나 말타기 같은 활동 중에도 비교적 쉽게 찢어지며
(탐폰사용으로 처녀막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찢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심지어는 어린 시절에 스스로 분해돼 버리기도 한다.
여성의 처녀성을 알아낼 수 있다는 우리의 현대판 “검증”법 역시
두개골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보다 결코 더 나을 게 없다는 셈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조만간에 “처녀막 검사법” 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도 부인과 시술의 최신 유행은 “처녀막 성형술(hymenoplasty)”이다.
30분정도 걸리는 수술을 받으면 찢어진 처녀막을 복원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결혼을 취소당한 무슬림 여성의 소송건 이후 많은 회교도 여성이 수술을 받겠다고 해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여자들은 의료 관광상품을 구입해 튀니지까지 날아가. 통상 3,500유로쯤 하는 수술비의 절반가격으로 시술을 받았다.
어쩌면 이런 수술이 피를 집어넣은 새의 내장을 질 속에 삽입하는 것(더 이른 시기에 활용된 처녀 “복원”기술)보다는
조금 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이 “여성의 주행 기록계를 0으로 돌려놓”도록 계속 내버려 두면
손상되지 않은 처녀막이 처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증표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끝없이 지속될 뿐이라고 통탄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간단한 수술로 심한 구타와 황산공격 따위(신부의 처녀성을 아주 귀중하게 여기는 사회들에서
처녀 아닌 여자들을 응징하는 흔한 방법이다.)를 피할 수 있고,
여성이 공동체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by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Why women have sex, p225~226,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c/o Brockman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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