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경제 81

환율 전쟁을 시작한 나라는 미국이다.

환율 전쟁을 시작한 나라는 미국이다.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0%로 인하한 후 2013년 9월까지 3차례 양적완화를 했고, 그 결과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많이 올랐다. 123엔이던 엔 달러 환율이 2011년 7월에는 77엔으로까지 떨어졌다. 안 그래도 일본은 디플레이션 압박이 큰 상태였는데, 엔 가치가 그렇게 오르니 수출경쟁력이 저하되고 물가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심화했다. 그래서 일본이 취한 조치가 바로 '아베노믹스'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에 이를 때까지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해 엔화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2012년부터 일본이 통화 공급을 과감히 늘려온 이유다. 미국에서 시작..

인문학/경제 2022.11.09

선진국은 정부가, 신흥국은 기업이 부실해진 것이다.

BIS(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부채 비율은 2007년에 GDP 대비 274%였던 것이 2020년에는 400%에 근접할 정도다. 규모로 보면 146조 달러에서 306조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부채를 통해 성장한 것이다. 부채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부실해졌다.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2008년 76%에서 2020년에는 131%로 급증했다. 한편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58%에서 121%로 2배 이상 늘었다. 선진국은 정부가, 신흥국은 기업이 부실해진 것이다. 「김영익 지음, The Chance, p.21-23, 21세기 북스」

인문학/경제 2022.11.09

카토피아 vs 카디스토피아

카토피아 vs 카디스토피아 사람이 운전을 안 하게 됐을 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카토피아CarTopia가 있습니다. 세상이 정말 좋아집니다. 자동차들은 최적화되어 거리를 다닙니다. 기름도 적게 들겠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다니는 차들은 5~10미터의 간격을 두고 운행합니다. 위험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인자동차들은 바짝 붙어갈 수 있습니다. 10센티미터 간격으로 다닐 수도 있어요. 이렇게 차들이 다니면 플래툰platoon 효과에 의해 공기저항이 줄어듭니다. 사이클 경기를 보면 항상 앞 선수 뒤에 바짝 붙어서 달립니다. 왜냐하면 앞 사람이 공기를 다 막아줘서 뒷사람은 공기저항이 확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시속 30킬로미터가 넘어가면 공기저항은 꽤나 큰 저항력이..

인문학/경제 2020.09.28

셴리허우빙(先禮後兵)

유교와 도교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미신'으로 치부돼 탄압받았다. 그런 유교와 도교의 전통이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巨匠) 원이둬(聞一多)는 "중국인의 마음에는 유교와 도교가 함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중국인 심성 속의 유교는 예의와 염치, 어짊과 덕으로 설명되는 덕목이다. 반면 도교는 초탈을 꿈꾸는, 즉 개인적 취향의 자유로운 질서 추구를 뜻한다. 그러나 한꺼풀 뒤집어보면 유교는 가부장적이거나 권위주의적인 종법(宗法)의 질서 내지는 형식과 예절을 의미한다. 도교에는 개인의 실리만을 추구한다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유교가 격식과 형식, 질서와 위계를 뜻한다는 점에서 '네모의 문화'와 연결된다면 도교는 자유로움과 융통성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동그라미 문화'에 가깝다. ..

인문학/경제 2020.09.28

셴리허우빙(先禮後兵)

유교와 도교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미신'으로 치부돼 탄압받았다. 그런 유교와 도교의 전통이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巨匠) 원이둬(聞一多)는 "중국인의 마음에는 유교와 도교가 함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중국인 심성 속의 유교는 예의와 염치, 어짊과 덕으로 설명되는 덕목이다. 반면 도교는 초탈을 꿈꾸는, 즉 개인적 취향의 자유로운 질서 추구를 뜻한다. 그러나 한꺼풀 뒤집어보면 유교는 가부장적이거나 권위주의적인 종법(宗法)의 질서 내지는 형식과 예절을 의미한다. 도교에는 개인의 실리만을 추구한다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유교가 격식과 형식, 질서와 위계를 뜻한다는 점에서 '네모의 문화'와 연결된다면 도교는 자유로움과 융통성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동그라미 문화'에 가깝다. ..

인문학/경제 2020.09.28

무인자동차가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One person, One car? 지금 현재 실리콘밸리의 거의 모든 회사들이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은 2019년부터 차를 내놓겠다 공표했고 테슬라, 아마존도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왜 이 기업들이 모두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할까요? 테슬라모터스 CEO 엘론 머스크 Elon Musk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자동차는 인간이 가진 도구 중 가장 비효율적인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꽤나 설득력 있는 이야기예요. 수천만 원을 주고 사서 90퍼센트는 회사나 집에 서 있기만 합니다. 제 차도 어딘가에 서 있어요. 대체로 30분 운전해서 학교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고 10시간놀고 있죠. 달리 말하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공장을 세웠는데 시간의 9할 동안..

인문학/경제 2020.09.26

철도와 증기선은 시간과 공간, 상품 제조의 개념을 혁명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었다.

19세기가 되면 증기선과 철도가 세계의 교역 지도를 완전히 뒤섞게 된다. 증기력을 이용하게 되자 자연에 대한 인간의 통제는 엄청나게 강력해졌지만 거기에도 분명한 한계는 있었다. 증기선은 물살을 따라 갈때처럼 쉽게 물살을 거슬러 항해할 수 있었고, 연중 어느 때든 대양을 가로지를 수 있었다. 물론 날씨가 험악했을 때는 아무리 증기선이라도 위험을 무릅써야 하기는 했다. 그리고 증기삽을 이용하자 운하를 파고 항만을 준설하는 등의 일들을 이전 어느 때보다 빨리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평시의 화물 요금은 거의 자유낙하를 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자유낙하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1815년에서 1850년 사이에 대서양을 건넌 화물 대부분의 운송료가 파운드당 80퍼센트쯤 떨어졌고..

인문학/경제 2020.09.26

미국의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에서 보다시피 미국의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1조 달러를 넘어선 시점은 1981년 10월로 205년이 걸려서 도달했다면 부채 양이 그 두 배가 되어 2조 달러에 도달한 시점은 1986년 4월로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또 한 번 그 양이 두 배가 되는 데에는 대불황 이후 10년이면 충분했다. 또 한 번 현재 보이는 불경기가 국가 부채를 두 배로 뻥튀기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 제이슨 솅커지음,코로나 이후의 세계,p84~85,(주)다빈치하우스-미디어숲」

인문학/경제 2020.09.16

향후 미국 경제의 양자 상태

향후 미국 경제의 양자 상태 코로나 이후 금융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증가 추이는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자주 지적하는 위험성 중 하나는 경기 순환 주기에 따른 하강 국면에서 중앙은행이 지속해서 대조대차표를 확장하는 것이다. 당연히 코로나19 리스크가 높다면 중앙은행은 손에 쥔 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나는 늘 옐런 전 연준 의장의 말을 믿었기 때문에 나 역시 미 연준이 다른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에 기업 부채에서부터 주식까지 매입 자산의 종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늘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날 내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물론 각 순환 주기마다 중앙은행의 매입은 경제 실패를 막기 위해 몸집을 불리는 최후의 수단이 도어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

인문학/경제 2020.09.15

불태화 정책

경상수지 흑자나 해외 자본의 유입으로 국제수지가 흑자가 되면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중앙은행이 이런 통화량 증가 및 물가 상승 압력을 무효화하기 위해 시중의 자금을 흡수하는 정책을 쓸 수 있는데, 이런 정책을 흔히 불태화 정책이라고 한다. 외부에서 유입된 씨앗이 발아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의미에서 이런 용어가 만들어졌다. 불태화 정책은 곧 중앙은행의 상쇄정책 혹은 중화정책이다. 금본위제의 ‘게임의 법칙’은 중앙은행이 중화정책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국제수지의 효과를 국내에서 더 증폭시킬 수 있는 정책을 취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 중앙은행은 국내 신용 축소를 위해 기준 금리(예를 들면 잉글랜드은행 할인율)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금리..

인문학/경제 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