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정말 좋은 글들 27

사랑 끝나면 옛날이 남지만 ‘우정’ 끝나면 무엇이 남을까

사랑 끝나면 옛날이 남지만 ‘우정’ 끝나면 무엇이 남을까 ▶ 이충걸의 필동멘션 좋은 친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미주한국일보 2020-08-19 언젠가 잡지 ‘페이퍼’에 이렇게 적었다. “좋은 친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좀 생각이 달라졌다. 좋은 친구 역시 사라진다. 사랑이 가면 옛날이라도 남지만, 우정이 끝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예전에는 친구와 멀어질 때 호된 과정을 겪었다. 술잔을 앞에 두고 왜 그랬느냐고 따지고 오해라고 외치며 서로 멱살 잡는 퍼포먼스를 벌인 다음엔, 소주 한 잔 톡 털어 넣으며 화해하거나 분통한 눈물을 뿌리며 등을 돌렸다. 친구는 얻기도 어려웠지만 잃기는 더 어려웠다. 이제는 그럴 일이 없다. 위기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식당, 어떤 도시,..

민족을 축으로 한 근대국가의 ‘국사’ 교육은 전쟁을 준비하는 문화적 훈련

동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남한, 북조선은 서로를 타자화한다. 그것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나 타협을 힘들게 한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첨예하게 충돌”하지만 “사유의 기본적 틀과 이데올로기적 전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적대적 공범관계”를 구성한다. 이렇게 타자화된 대상은 언제고 ‘우리’를 위한 도구로 수단화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선이고 가령 일본이나 미국은 악이라는 민족주의적 이분법은 유사시에 다른 민족억압 및 살인을 유발하고 정당화하는 이념적 정서적 기초가 될 수 있다.(반공주의도 이러한 이분법의 한 형태다.) 물론 한국은 제국주의국가가 아니고 다른 나라를 침략해본 적도 거의 없지만 일단 힘이 실리게 되면 한국의 민족주의도 공격적 민족주의로 전화될 수 있다. 민족 간에 적대적 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안됩니다. 규정 위반입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못하고…

“안됩니다. 규정 위반입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못하고… 전두환 독재정권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역대급 거짓말로 사건을 덮으려 했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진실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은 고귀한 역사의 교훈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에 묻힐 뻔했던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