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끝나면 옛날이 남지만 ‘우정’ 끝나면 무엇이 남을까 ▶ 이충걸의 필동멘션 좋은 친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미주한국일보 2020-08-19 언젠가 잡지 ‘페이퍼’에 이렇게 적었다. “좋은 친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좀 생각이 달라졌다. 좋은 친구 역시 사라진다. 사랑이 가면 옛날이라도 남지만, 우정이 끝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예전에는 친구와 멀어질 때 호된 과정을 겪었다. 술잔을 앞에 두고 왜 그랬느냐고 따지고 오해라고 외치며 서로 멱살 잡는 퍼포먼스를 벌인 다음엔, 소주 한 잔 톡 털어 넣으며 화해하거나 분통한 눈물을 뿌리며 등을 돌렸다. 친구는 얻기도 어려웠지만 잃기는 더 어려웠다. 이제는 그럴 일이 없다. 위기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식당, 어떤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