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이순영 어린이의 동시집 <솔로강아지>(가문비, 2015)를 놓고 찧고 까부는 대부분은 신문과 인터넷에 올라온 ‘학원 가기 싫은 날’ 한 편을 보았거나, 덤으로 두어 편을 더 본 게 고작이다. 사정은 나도 같다. 여러 기사와 칼럼을 취합해본 결과, ‘잔혹 동시’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는 .. 인문학/詩 2015.06.19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 인문학/詩 2014.02.28
오빠 오빠 / 문정희 이제부터 세상의 남자들을 모두 오빠라 부르기로 했다. 집안에서 용돈을 제일 많이 쓰고 유산도 고스란히 제 몫으로 차지한 우리 집의 아들들만 오빠가 아니다. 오빠! 이 자지러질 듯 상큼하고 든든한 이름을 이제 모든 남자를 향해 다정히 불러 주기로 했다. 오빠라는 말로.. 인문학/詩 2014.01.17
참새도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참새도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가수 김창완 참새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암만 봐도 모르겠어 누가 누군지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도 니들이 후루룩 날아갔다 내려오면 야바위꾼 주사위 감춘 것처럼 도저히 누가누군지 모르겠어 니들도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문화책갈피 2013.08.18 김.. 인문학/詩 2014.01.16
아끼 쓰고 쪼매만 고쳐 쓰면 안 되것나 “ 아끼 쓰고 쪼매만 고쳐 쓰면 안 되것나 핵발전소고 나발이고 고마 살던 대로 살모 안 되것나 벌도 꽃 몬 찾고 소돼지도 새끼 몬 낳는다카이” 김해자- 밀양 아리랑 “심판받아야 할 자들이 아무도 감옥에 가지 않는데, 불에 그을린 다섯 구의 시신을 안고 통곡하던 피해자들이 졸지에 .. 인문학/詩 2014.01.12
서울로 가는 전봉준 서울로 가는 전봉준 안도현 눈 내리는 만경 들 건너가네 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 가네 가는 길 그리운 이 아무도 없네 녹두꽃 자지러지게 피면 돌아올거나 울며 울지 않으며 가는 우리 봉준이 풀잎들이 북향하여 일제히 성긴 머리를 푸네 그 누가 알기나 하리 처음에는 우리 모두 이름 .. 인문학/詩 201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