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경제

불태화 정책

휴먼스테인 2020. 7. 4. 03:33

경상수지 흑자나 해외 자본의 유입으로 국제수지가 흑자가 되면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중앙은행이 이런 통화량 증가 및 물가 상승 압력을 무효화하기 위해 시중의 자금을 흡수하는 정책을 쓸 수 있는데, 이런 정책을 흔히 불태화 정책이라고 한다. 외부에서 유입된 씨앗이 발아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의미에서 이런 용어가 만들어졌다. 불태화 정책은 곧 중앙은행의 상쇄정책 혹은 중화정책이다. 금본위제의 게임의 법칙은 중앙은행이 중화정책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국제수지의 효과를 국내에서 더 증폭시킬 수 있는 정책을 취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 중앙은행은 국내 신용 축소를 위해 기준 금리(예를 들면 잉글랜드은행 할인율)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내 물가가 상승하기 전에 국제 자본 이동이 더 먼저 일어난다. 즉 국내 금리가 떨어져 자본이 빠르게 빠져나가게 되고 자본수지가 적자로 된다. 결국 중앙은행이 게임의 규칙을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는 자본수지 적자를 동반하게 되고 전체 국제수지는 균형이 된다.

「배리 아이켄그린, 황금족쇄(금본위제와 대공황, 1919~1939, 옮긴이: 박복영 p82, ㈜미지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