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경영

스타벅스 인어, 꼬리를 감추다

휴먼스테인 2020. 3. 25. 05:59

스타벅스 인어, 꼬리를 감추다

 

스타벅스의 로고는 녹색 원 안에 그려진 인어다.

그런데 왜 커피 회사가 인어를 기업의 이미지로 골랐을까?

그리고 이 회사는 기껏 고른 인어의 모습을 꼬리 끝만 남기고 감추는 선택을 했을까?

스타벅스라는 상호가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면 인어를 고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름의 출처인 스타벅starbuck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다.

스타벅스의 젊은 창업자들이 커피를 매개로 고객들에게 팔고 싶었던 이야기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항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인어는 두 번에 걸쳐 아름다운 자태를 감추어야 했다.

첫 번째는 가슴을, 그 다음에는 다리를. 회사가 처음 채택했던 인어 이미지는 가슴과 꼬리를 모두 드러내놓고 있었다.

창업자들이 첫 이미지를 베껴온 곳은 1961년에 발행된 치를로J.E.Cirlot의 『상징사전』이었다.

15세기에서 유래한 두 꼬리 세이렌split-tailed siren은 오래전부터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던 이미지였다.

하지만 가슴을 드러낸 채 꼬리를 치켜들고 있는 인어의 모습은 현대인의 미감에는 지나치게 위험해보였다.

결국 인어는 굽이치는 머리칼로 가슴을 가려야 했으며 그 다음에는 흉하게벌리고 있는 다리를 조신하게 숨겨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