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인어, 꼬리를 감추다
스타벅스의 로고는 녹색 원 안에 그려진 인어다.
그런데 왜 커피 회사가 인어를 기업의 이미지로 골랐을까?
그리고 이 회사는 기껏 고른 인어의 모습을 꼬리 끝만 남기고 감추는 선택을 했을까?
‘스타벅스’라는 상호가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면 인어를 고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름의 출처인 ‘스타벅starbuck’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다.
스타벅스의 젊은 창업자들이 커피를 매개로 고객들에게 팔고 싶었던 이야기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항해’ 였을 것이다.
그러나 인어는 두 번에 걸쳐 아름다운 자태를 감추어야 했다.
첫 번째는 가슴을, 그 다음에는 다리를. 회사가 처음 채택했던 인어 이미지는 가슴과 꼬리를 모두 드러내놓고 있었다.
창업자들이 첫 이미지를 베껴온 곳은 1961년에 발행된 치를로J.E.Cirlot의 『상징사전』이었다.
15세기에서 유래한 ‘두 꼬리 세이렌split-tailed siren’은 오래전부터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던 이미지였다.
하지만 가슴을 드러낸 채 꼬리를 치켜들고 있는 인어의 모습은 현대인의 미감에는 지나치게 ‘위험해’ 보였다.
결국 인어는 굽이치는 머리칼로 가슴을 가려야 했으며 그 다음에는 ‘흉하게’ 벌리고 있는 다리를 조신하게 숨겨야 했다.
'인문학 >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크는 미국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0) | 2020.05.20 |
---|---|
상점 소유자의 이름과 코카 콜라의 이름이 거기에 박혀 있었다. (0) | 2020.05.08 |
외진 곳의 음식점은 존재 자체가 서비스이다 (0) | 2019.09.02 |
독자성이 있는 점포 (0) | 2019.08.11 |
임대료는 사흘 매상으로 갚아야 한다 (0) | 2019.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