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곳의 음식점은 존재 자체가 서비스이다
대형 업체가 이미 진출해 있다면, 시간적 거리가 멀어 지금까지 대형 업체에서 돌아보지 않은 곳을 노리면 경쟁할 염려가 없다.
특히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식욕 수요형 음식점은 이용 동기를 넓혀 손님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므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그 예로, 일본의 소고기덮밥 시장을 보자.
대형 업체인 <요시노야>는 반드시 가장 목이 좋은 자리에 있다. 큰 철도역 내부, 혹은 유동 인구가 많은 큰길가 등이다.
그래서 비슷한 컨셉의 벤처 1호 <마쓰야>는 한 급 떨어지는 자리로 눈을 돌렸다. <요시노야>에서 진출하지 않은, 중간쯤 되는 철도역에서 점포를 낸 것이다.
이들은 이용 동기를 넓히기 위해 세트 메뉴를 도입하고, 여자 손님들도 들어오도록 내부를 깔끔하게 꾸몄다.
포인트는 식권발매기였다.
보통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식권 제도를 도입했으리라 생각 할 것이다. 그러나 식권발매기가 상당한 고가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나도 여자 손님들을 위해 고객들에게 식권발매기를 도입하자고 몇 번인가 건의했지만, 내 진의를 이해하는 사람은 좀처럼 없었다.
여성들은 ‘보통’ 이니 ‘곱빼기’ 니 하는 말을 하기 싫어한다. 하물며 종업원이 “여기 곱빼기 하나!” 하고 복창이라도 하면 고개도 못 들 만큼 부끄러워한다. 큰 소리로 주문하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요시노야>의 식사 메뉴는 소고기백반과 소고기덮밥 보통, 곱빼기, 특곱빼기뿐이다_옮긴이
역시 비슷한 컨셉의 음식점 <스키야>는 더 외진 곳에 점포를 냈다. 편의점도 별로 없던 시절, 음식점이 가장 드문 변두리에 진출해 선수를 친 것이다.
그렇게 이용 동기를 넓힌 후, 카운터 자리밖에 없는 <요시노야>나 <마쓰야>에 비해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테이블을 마련하고 메뉴도 카레 등으로 확장했다.
이것이 먹혀들었다.
주변에 음식점이 없었던 까닭에 손님들은 어쩔 수 없이 <스키야>를 이용하게 된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택하는 음식점만큼 장사하기 편한 곳은 없다.
게다가 한동안 경쟁 상대도 없으므로 손님이 있을 때 그 여세를 몰아 힘을 키울 수 있다. 차근차근 점포 수를 늘리다 보면 별 것 아니던 매상도 차츰 올라가게 된다.
우리 집 근처의 <스키야>에는 종종 이런 쪽지가 붙어 있다.
“화장실 고장. 사용 금지!”
게다가 의자나 대기용 벤치가 망가져 있을 때도 있다. 에어컨이 고장나거나 바닥에 물이 흥건할 때도 있다.
그러나 손님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음식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므로.
이들 세 기업은 지금은 주식시장에 상장도 하고, 시장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오쿠보 카즈히코지음,자리가 매상을 깍아 먹는다?| 음식점의 입지 선정,p197~199,북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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