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직원을 뽑고싶다(2)
이은예 씨는 92년 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했다.
근무지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구마을’이었다.
그녀는 친절을 모토로 에버랜드의 명배우가 됐을 뿐 아니라
삼성그룹 차원에서 내세우는 서비스의 간판스타가 됐다.
“서비스는 군림과 굴복의 관계가 아닙니다.
고객 대 종업원 사이에서 이뤄지는 관계도 아니죠.
그것은 상대방과 나 자신을 동시에 기쁘게 하는 가장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일 뿐입니다.”
서비스를 종업원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하나의 친절로 인식한다면
진정한 서비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이씨의 경험담이다.
서비스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만 갖춰야 할 대상이 아니며
고객뿐 아니라 모든 대인관계에서 적용되는 친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상하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는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서비스에 지나지 않고
그것은 고객감동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서비스는 가족 같은 사랑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이다.
그녀의 친절서비스는 무엇이 다를까. 한가지 일화가 있다.
‘지구마을’에 근무하던 93년 추운 겨울 어느날,
저녁무렵4명의 가족이 지구마을을 찾았다.
순서를 기다리던 가족 중 5살쯤 돼보이는 어린아이가 발이 시려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눈썰매장을 이용하느라 옷은 물론 신발이 모두 젖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린이를 직원휴게실로 안내해 발을 녹이게 하고
자신의 신발을 기꺼이 벗어주었다.
“주위에서는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소리를 듣긴 했죠.
하지만 가족이라면 추운 데서 떨고 있는 그 아이를 그냥 두고 보진 않았을 겁니다.”
그날 적녁 그녀는 자신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화려한 무대의상용 빨간구두를 신고
퇴근할 수 밖에 없었다.
하얀 유니폼으로 어린이의 콧물을 닦아준 일화 등 그녀는
친절 서비스에 얽힌 수많은 사례를 남기며 고객들로부터 숱한 편지를 받기도 했다.
「매일경제」 1998.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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