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사회

제3세계의 남성은 여성의 서구화를 막기 위해 그것에 매우 부정적인 요소를 부여한다.

휴먼스테인 2020. 9. 16. 17:07

3세계의 남성은 여성의 서구화를 막기 위해 그것에 매우 부정적인 요소를 부여한다.

인도의 경우 보통 여성이 서구화되었을 때 뻔뻔스럽고 탐욕적, 비종교적, 성적으로 문란한특징을 갖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에 반해 찬양받는 여성은 민족적 전통’(다른 말로 가부장제)을 지킨다. 혹은 전통을 재창조하는 교육받은 신여성도 여성적 가치인 순결, 자기 희생, 복종, 헌신, 친절함, 인내심, 사랑의 노동이나 질서의식, 검약, 청결, 책임감, 문자적 기술, 회계, 위생, 그리고 가정을 운영하는규율을 지키도록 요구된다.  그러한 여성은 정신적 가치를 상실한 서구여성보다 우월한 것으로 간주된다. 왜냐하면 식민지의 남성은 이미 서구에 의해서 자존심이 손상되었고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식민지의 여성이 정신적 순결을 지키도록 강조하기 때문이다. 한국 종군위안부의 모습이 흰저고리와 검정치마로 재현되는 것도  이러한 순결성에 대한 집착이라 하겠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한복을 입지 않은 남한여성에 대한 북한남성의 비판적 언급이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북에서 온 한국어학자가 외래어가 판치는 남한 모습을 비판한 것에는 모두가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특히 젊은 여성들이 민족적 색채가 없는 옷을 입고 다닌다는 그의 지적에는 남성중심적 세계관이 스며 있다. 북한에서 공식적 행사나 잔칫날에 남성은 양복을, 여성은 한복을 입는 관례에 녹아 있는 가부장적 민족주의의 논리가 드러난 것일까? 그의 발언에서 남북한 남성들이 입었던 철저한 서구적 양복은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여성을 전통과 일치시켜 여성의 전통적 성역할을 정당화하는 무의식적 의식적 의도가 깔려 있지 않았을까?

 

「권혁범지음, 민족주의는 죄악인가, p129~130,생각의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