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마케팅

왜 사람들은 스타벅스에 가면 가격에 둔감해지는가

휴먼스테인 2013. 11. 3. 04:46

 

 

 

왜 사람들은 스타벅스에 가면 가격에 둔감해지는가

 

메뉴를 기획할 땐 항상 가격 설정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럴 때면 소비자들이 가격에 덜 민감해 하는 브랜드들이 정말 부럽다.

예를 들어 같은 커피라도 개인 커피숍이나 중저가 브랜드에선 소비자들이

200~300원 차이에 지갑을 열거나 닫는 반면,

스타벅스에서는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른 채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곤 한다.

이 점을 고민하던 중 조금 재미있는 해석을 제시한 왜 팔리는가라는 책이 있어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처리 능력의 한계 : 사람의 뇌는 순간적으로는 적은 양의 정보 밖에는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현명한 소비라는 복잡한 과정을 순식간에 진행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직관에 대부분의 행동을 맡기고, 가장 강하게 인식되는 3~4가지 정보를 가지고 가치를 판단하게 된다.

이때 상품의 브랜드/품질/가격 중 브랜드 고려사항이

다른 것보다 압도적으로 강해서 뇌로 먼저 치고 들어오면

가격이나 품질을 생각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 채

먼저 뇌에 인식된 브랜드 정보만 가지고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심적 계정 : 사람은 수입 지출이라는 복잡한 행위를 간편히 하기 위해

카테고리 별로 자신이 쓸 수 있는 예산을 정해 놓는데 이를 심적 계정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막연하게나마 경조사·저축·교육·미용·건강 비용 등

자신이 쓸 수 있는 예산을 정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적 계정의 예산 범위 안쪽이면 쉽게 구매를 하게 되지만,

반대로 그 계정에서 설정된 범위 밖이라면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스타벅스 얘기로 돌아가 보면

만약 돈 없는 학생의 마음속에 스타벅스 커피가 음료라는 심적 계정에 들어가 있다면

4300원이라는 돈은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그 학생은 50원 때문에 서울우유보다 매일우유를 잡곤 했을 테니까.

하지만 그 학생 마음 속에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레저 및 문화생활계정 안에 들어가 있다면

4300원은 다른 여가생활에 비해 오히려 현명한 소비가 되는 것이다.

현명한 브랜드 매니저나 메뉴기획자라면

자사 상품이 경쟁사와 비교해 갖고 있는 강점을 고객의 머릿속에 빨리 각인시켜

그것을 기준으로 구매여부를 판단하게 하며,

동시에 팔고자 하는 상품을 사람들이 더 많은 예산을 부여하는 카테고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대상>

월간식당(20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