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ㅆ….”
-기억하기도 싫은 일이었기에… 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썼지만 아무래도 흥분이 담겼음을 고백한다. 그랬다! 더 이상, 설렘이라든지 낭만이라든지, 흥분이란 단어들은 모두 사치였다. 사라졌다. 말끔히!
방금 전의 흥분은 또 다른 의미의 흥분으로 변했다. 흥분의 반대말도 흥분임을 그때 알았다. 이 갑작스런 파리여행의 통과의례에 분노하며 이런저런 수습을 하기에 정말이지 바빴으니까…
하. 지. 만.
다행인 것은 다시 파리를 찾았을 때 모두 말하는 설렘과 낭만에 진정 새로이 흥분할 수 있었다.
몽마르트르 언덕 Montmartre, 샤크레쾨르 성당 Brsilique du Sacre Coeur, 모두에게 예술과 낭만의 이름이겠지만
나. 에. 겐. 나쁜 기억이 하나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곳이다.
파리에 갔을 때… 내게도 설렘이 가득했었다.
언덕 위에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이 하얀 성당을 보며 작은 흥분이… 막 이는 찰나.
아프리카계 남자 한 명이 손목에 색색의 실을 엮으며 팔찌를 만들었다.
거절할 틈도 없이 손목엔 매듭이 만들어졌고 뒤이어 손을 벌리며 돈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
필요 없다고 빼려 했지만, 매듭을 얼마나 꽉 묶었는지 빠지지도 않았다.
얼마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손만 벌리며 옆에 붙어 계속 따라오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얼마라도 줘서 보내려고 지갑을 꺼내는 그 순간, 근처에 서 있던 다른 흑인이 재빠르게 지갑을 낚아채곤 계단 아래로 쏜살같이 내달렸고, 한 패가 분명한 날 따라오던 남자는 ‘너 이제 큰일났다’라는 표정을 날리며 유유히, 천천히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백승선 지음,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가치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