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경영

발견을 일상화해 실험실이 된 기업

휴먼스테인 2015. 7. 11. 22:01

발견을 일상화해 실험실이 된 기업

 

빅데이터로 발견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실험 문화가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빅데이터와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도 빅데이터로 운명을 달리했다.

빅데이터에 올인한 해러스(Harrah’s)와 이에 무관심했던 시저스(Caesars)이야기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였던 개리 러브맨(Gary Loveman)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사업경영에 나선 이후 빅데이터의 선구자가 되었다.

1998년 그가 라스베이거스로 올 때만 해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박사 출신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4년간 이론을 가르치던 그였지만, ‘실제는 이론과 달라 고전할 것이라고 모두 예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변이 속출했다.

현장 진출 5년 만인 2003년 해러스 엔터테인먼트 CEO에까지 오른 러브맨은 2004년 회사 매출액을 45억 달러로 끌어올린 데 이어 2005년에는 업계 라이벌 시저스를 94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인지도를 고려해 인수 후 2010년 회사명을 시저스 엔터테인먼트로 변경했다.

이제 그는 미국 굴지의 카지노업체를 10년이상 이끌고 있는 최고의 CEO로 인정받고 있다.

두 회사의 운명이 이렇게까지 그 과정을 살펴보자.

과거 1990년대 초의 치열한 경쟁시절, 시저스는 17~30억 달러를 화려한 쇼 무대 등 시설에 투자한 반면 해러스는 업계 최초로 전국적 고객 데이터베이스 WiNet(Winner’s Information Network)을 구축해 특허 등록했다.

해러스는 당시 기술로는 매우 어려운 문제였지만 지역별로 산재된 자사 카지노 시스템들을 모두 통합했다.

덕분에 인터넷이 활용되기 이전부터 뉴저지 카지노와 라스베이거스의 고객 행동을 동시에 파악해 실시간으로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를 통해 고객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같은 호텔에서 도박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어떤 곳에서 얼마의 돈을 도박에 쓰는지 어느 식당에서 무엇을 먹는 지 등을 파악해 이에 맞춰 마케팅 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러브맨은 이를 활용해 해러스를 운영중심 회사에서 변모시키기 시작했다.

해러스는 1997년부터 항공사 마일리지 프로그램과 같은 토털 골드 (Total Gold)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현재는토털 리워드(Total Reward)’로 변경).

시저스와 같은 경쟁사들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해러스는 프로그램을 등록할 때는 수집되는 다양한 고객 정보와 사용(거래) 정보로 고객특성을 파악하는 역량에서 다른 기업들을 훨씬 앞섰다.

이는 단순한 로열티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금과 같이 RFID NFC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1990년 초의 센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들은 해러스에 오면 일단 모든 결제를 토털 골드 카드로 하게 된다.

식사는 물론 슬롯머신을 사용하려면 카드를 기계에 꽂고 게임을 시작하고 각종 도박을 위한 돈도 이 카드로 결재한다.

그러면 어떤 고객이 어디에 있는 기계를 언제 얼마만큼 이용했으며 그 기계에서 얼마를 잃거나 땄는지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당시로는 엄청난 양인 300기가바이트의 고객 행태 정보가 슬롯머신, 식당, 상점 등에서 수집되었다.

이러한 정보들은 회사 데이터 웨어하우스에서 넘겨져 정리되었는데 고객의 신상 정보뿐 아니라 도박 (돈 쓰는)습성과 선호 정보까지 저장하고 관리했다.

이를 통해 26%의 고객이 전체 수익의 82%를 창출하며, 최고 수익 기여도가 높은 고객은 고급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고 오는 사람이 아니라 중년 이상의 나이에 도박을 즐기는 전직교사, 의사, 은행원, 등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평균적으로 고객들이 연간 도박 비용의 36%만을 해러스에서 쓰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선호하는 슬롯머신의 위치를 파악해 슬롯머신들의 배치를 바꾸기도 했다.

해러스는 마케팅에 맞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맞춰 마케팅 하는 기업으로 데이터를 통한 실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조치도 내부적으로 용납하지 않았다.

 

「함유근,채승병지음,빅데이터,경영을 바꾸다,p130~133,삼성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