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대응은 때로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례로 2000년 3월 17일,
미국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위치한 필립스 반도체 공장의 화재 사고가 있다.
이 공장에서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무선통신용 칩을 제작, 납품하고 있었다.
최대 고객사는 노키아와 에릭슨으로, 두 회사 모두 생산 물량의 약 40%를 조달받고 있었다.
필립스는 당초 이 화재 피해로 일주일 정도 생산이 지연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에릭슨은 이 말을 철석같이 믿고 별다른 추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화재 진압 당시 살포된 소화액 등이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청정실 내부를 크게 오염시켜 생산 차질은 몇 주 이상 지속되었다.
그 결과 에릭슨은 부품 부족으로 상당한 생산 차질을 빚어 2000년 2/4분기에 2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입고 말았다.
반면 노키아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자체 대응팀을 가동하여 독자적으로 파악한 결과,
생산 차질이 6주 이상 빚어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재빨리 대체 공급선 마련에 박차를 가해 휴대전화 완제품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일대 혼란을 겪은 에릭슨이 각국 고객들로부터 신망을 잃는 사이,
노키아는 더욱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이를 기점으로 노키아는 세계1위 휴대전화 업체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고,
에릭슨은 점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옅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경쟁자보다 앞선 감지-대응 능력은 결정적인 경쟁력 차이로 직결된다.
「함유근,채승병지음,빅데이터,경영을 바꾸다,p46~47,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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