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사냥을 통해 고기를 먹여 줄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는 남성에게 여자들이 성적으로 끌린다.
여성이 아내가 되고 싶든, 정부가 되고 싶든 이런 끌림 현상에는 변함이 없다.
볼리비아의 시리오노 족을 예로 들어보겠다.
혼외정사 상대를 꾈 수 있는 최상의 유혹물은 먹을 것이다.
남자는 아내감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흔히 사냥한 고기를 사용한다.
자신에게 사냥한 고기를 주는 남편감에게 여자가 넘어가지 않아서 혼외정사가 안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남편이 잡아 온 고기를 본처가 절대 안 주려 하기 때문에 혼외정사가 방해를 받는 것이다.
본처는 남편의 잠재적 아내 그 누구에게도 절대 고기를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시리오노 족 여자들은 고기를 정규적으로 갖다 주지 않는 애인에게는 흔히 섹스를 해 주지 않는다.
그런데 고기 분배를 관장하는 건 주로 아내들이다.
남편이 잡아 온 고기의 일부가 사라지면 아내들은 남편의 바람을 의심하며, 질투하고, 화를 내고, 배우자 지키기에 나선다.
결코 끝나지 않을 성 간 전쟁에서 시리오노 족 남자들은 사냥에 성공해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고기 일부를 중개자에게 건네 정부에게 보냄으로써 아내의 배우자 지키기 행동을 무력화한다.
시리오노 족 여자들이 고기를 제공하는 남자들에게 성적으로 끌린다는 사실은
사냥 실력이 형편없는 남자의 사례에서 극적으로 확인된다.
그는 사회적 지위가 낮았고, “사냥 활동에 따르는 불안”을 경험했고 사냥 더 잘하는 남자에게 아내까지 빼앗겼다.
인류학자 앨런 홀름버그(Allan HoImberg)는 그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고기를 주고, 나아가 엽총으로 사냥하는 법까지 가르쳐 줬다.
머지않아 이 남자의 지위가 현저하게 상승했다.
그는 아내를 얻었고, 섹스 파트너까지 여럿 두었다.
자신감을 되찾은 그는 모욕의 대상이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다른 남자들을 모욕하기까지 했다.
연구가 잘된 거의 모든 전통 사회를 둘러보면 이와 같은 성 경제학이 동일하게 작동함을 알 수 있다.
탄자니아 하드자 부족의 경우 “대형 사냥감을 잡아오는데 서툰 남자는 결혼하기도 힘들고,
결혼했다고 해도 아내를 붙잡아 두지 못한다.”
브라질의 메히나쿠 족, 페루 동부의 샤라나우아 족 베네수엘라의 야노마뫼 족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확인 할 수 있다.
여자들이 고기 제공 능력을 성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남들이 너무나 잘 안다.
그들은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성행위 파트너를 후릴 때 고기를 이용하며 다른 남자의 배우자를 빼앗을 때도 고기를 이용한다.
한 야노마뫼 족 남자는 인류학자 레이먼드 헤임스(Raymond Hames)에게 앞으로 떨궈 낼 경쟁자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 놈은 남자도 아닙니다(사냥 능력이 없음을 가리키며 한 말).
마누라가 곧 그를 버리고, 나한테 올 거에요.
그는 사냥을 할 줄 모르지만 나는 다르기 때문이죠”.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형태는 많은 경우 서로 편익을 누리는 교환행위이다.
현대의 서구 문화에서는 이런 형태의 직접적인 교환 행위가 훨씬 덜 보편적이거나 적어도 덜 명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 경제학은 결혼 관계 내에서 여성이 섹스를 하는 이유에 종종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 자원 그 자체를 목표로 성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호혜적 호의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 여성은 자기가 남편보다 성욕이 훨씬 더 적었지만 그와 섹스 하는 것을 매번 수락했다고 얘기했다.
남편이 잔디를 깎고, 쓰레기를 버려 주기로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녀가 보기에는 그 일들도 하기 싫기는 마찬가지였다!
남편이 가져오는 자원. 또는 가져오지 못하는 자원도 여성의 성적 동기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연구에 참가한 한 여성은 남편이 직장에서 보이는 업무 능력에 감탄해 섹스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승진을 하고, 연봉이 인상되면 우리는 섹스를 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그건 그가 받아야 할 상일 거예요.
남편이 돈을 왕창 벌어 오면 당연히 더 매력적으로 보이죠.
이건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이룬 업적이에요.
남편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성공한 사람으로 비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애자 여성, 48세
그러나 이 동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여성이 남편 이외의 다른 남자와 섹스하고 싶은 의향이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불륜을 저지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남편의 부정이나 섹스에 대한 무관심함, 언어적·육체적 학대 등등)
버스 랩이 수행한 연구에서 상위를 차지한 이유 하나로 남편이 직장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실직해 버리는 상황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불륜은 대개 배우자를 갈아 치우겠다는 욕망이 동기로 자리한다.
자원을 더 잘 제공해 줄 수 있는 파트너로 교체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성 경제학은 결혼 관계 내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도 작동한다.
여성이 성활동을 거부하는 것이다.
경제적 자원이 없어서 재정적 부양을 남편에게 기탁하고 있는 여성들은
독자적인 수입원이 있는 기혼 여성과 비교할 때 남편의 성적 접근을 덜 거부하게 된다고 응답한다.
자원이 있는 여성들은 성욕을 느낄 때 그 성욕에 반응해 행동하고,
성욕이 없을 때면 남편과 섹스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활동 모두에서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한다.
성 경제학은 문화권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남자들이 보이는 성 심리 때문에 여자들은 짝짓기 시장에서 상당한 권력을 누린다.
보라, 성적 다양성 추구, 성 충동, 성적 과잉 인식의 편향, 줄기찬 성적 공상, 시각 자극에 곧잘 반응하도록 배선된 두뇌 등등을.
여성은 남자들이 기꺼이 경쟁 활동에 나서는 귀중한 자원이다.
여자들은 그런 권력을 활용해 식량, 선물, 특별 대우, 학점, 직업 경력 개발, 영화계 진출 따위의
각종 편익과 자신의 성 자원을 교환할 수 있고, 일부는 빈번히 그렇게 한다.
이런 교환 및 거래 행위의 일부는 정직한 구애, 유혹, 매춘으로 딱 부러지게 경계를 획정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매춘과 솔직한 연애 사이에 상당한 심리적 거리감을 느낀다.
매춘은 노골적인 보상이다.
솔직한 연애 교제에서 주어지는 선물은 헌신의 표지이거나 상대방 여성이 받는 존중의 표지라는
상징적 가치 때문에 흔히 소중하게 취급된다.
『by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Why women have sex, p272~275,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c/o Brockman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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