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제도라는 건 사실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영원할 수 없는 것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려는 불가능한 시도니까요.
하나의 사랑이 하나의 꽃이 핀 것이라고 비유해 보지요.
이렇게 핀 꽃을 박제해서 영원히 고정시켜 놓으려는 불가능한 시도가 바로 결혼이라는 것입니다.
봄을 화사하게 수놓은 벚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벚꽃이 지지 않고 계속 피어 있는 것 보셨어요?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벚꽃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造花일 겁니다.
사랑의 기간은 꽃이 피어 있는 기간과 유사한 것이지요.
어떤 사람과 함께 능숙하게 서로를 연주하며 나도 악기이고 그 사람도 악기인 관계가 지속되는 기간, 이것이 사랑이니까요.
벚꽃이 피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벚꽃이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사랑이 시작되어 활짝 절정에 이르렀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속은 폐기할 수 있을 때 약속이라고 합니다.
약속을 할 때 완전한 구속이 된다는 건 사실 이상한 거예요.
두 사람이 손을 잡았을 때, 한 사람이 빼면 끝나는 거예요.
그런데 결혼이라는 건, 법적으로 강한 구속을 해 놨잖아요. 그러니 이상하죠.
『강신주 지음, 강신주의 다상담 1, p143~144, 동녘』
'인문학 > 사랑과 性'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 활동의 무대에서 여성들이 더 큰 권력을 행사하는 현상의 미스터리 (0) | 2013.12.26 |
---|---|
교환과 거래-섹스의 가치 (0) | 2013.12.26 |
쿨리지 효과 (0) | 2013.12.25 |
타인이 원하는 일을 하는 걸 노예라고 부른다 (0) | 2013.12.24 |
결혼 전에 성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은지 나쁜지 (0) | 2013.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