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사랑과 性

임신을 하면 일련의 호르몬 변화도 뒤따른다.

휴먼스테인 2013. 12. 11. 10:09

임신을 하면 일련의 호르몬 변화도 뒤따른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더 이상 임신 전처럼 등락을 거듭하지 않는다.

두 호르몬 모두 일제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로써 여성의 몸은 젖을 생산할 준비를 갖추고, 유산을 막기 위해 자궁 내벽도 두꺼워진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진 여성은 성적 흥분을 느끼기도 하고, 성 활동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진 여성은 너무 피곤해 하며 성미까지 까다로워져서 어떤 성 활동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분만 후에는 여성의 성욕이 치솟기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 적어도 단기간에는 그렇다.

 

몇 달전에 아들을 낳았는데 여전히 성욕이 전혀 안 생겨요.

아들 녀석이 태어나기 전부터 섹스를 못했는데 흥미가 안 생겨서 죄책감마저 듭니다.

어쩔 수 없이 관심이 있는 척하면서 섹스를 했죠.

-이성애자 여성. 35

 

산후 처음 몇 달 동안 흔히 관찰되는 호르몬 혼란과 생활 방식을 고려하면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다수의 여성이 분만으로 질이 아프거나 제왕 절개 수술로 인해 통증을 느끼고 만지면 아파한다.

대다수의 배우자 쌍이 수면 부족으로 지쳐 버린다.

둘의 삶에 새로운 성원을 동참시켜 먹이고, 또 편의를 봐주는 활동에 따른 필연적 결과이다.

호르몬이 다시 한번 극적으로 변화한다.

그에 따라 기분, 수면, 성욕이 영향을 받는다.

모유 수유와 함께 옥시토신 수치가 증가한다.

그러나 성적 반려자와의 유대보다는 어머니와 자식의 유대가 조장될 가능성이 더 많다.

이와 함께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한다.

에스트로겐은 뇌 화학물질과 작용해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기분이 가라앉고, 산후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수유 중에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테스토스테론도 억제한다.

옥시토신이 여성의 성욕을 감소시킬 수도 있는 셈이다.

출산 후에 성욕이 감소하는 것과 수유 중에 호르몬이 변화해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은

둘 다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출산 간격 유지라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너무 짧은 터울로 자식을 둔 조상 어머니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변변찮은 자원을 빈약하게 나누어 공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욕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 알맞은 터울로 자식을 낳을 수 있고, 이와 함께 아이들이 살아남아 튼튼하게 자랄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도 전통 문화들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터울은 세 살 반 정도이다.

 

by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Why women have sex, p194~195,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c/o Brockman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