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욕망色과 규범戒의 충돌이라는 말에도 나는 공감한다. 28 나는 주로 규범의 세계에서 살면서 남들한테 욕을 먹지 않을 만큼만 욕망의 세계를 넘나들었다. 이러면 안될 텐데, 늘 자책하면서. 그렇게 산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남은 삶을 어떻게 사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해서 계속 지금까지 살았던 것처럼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내게는 매순간 미래의 삶을 새로 설계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권리가 있다. 물론 욕망을 충족하는 것보다는 규범을 따르는 삶이 더 훌륭 할 수 있다. 개인을 중심에 놓고 생각할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이타성unselfishness이라는 라인홀드 니버의 말이 옳다고 본다.29 그러나 이타성이라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도 스스로 세운 준칙에 따른 행위일 때 기쁨이 되지 않겠는가. 욕망을 억압하며서 규범을 따르는 일이 참기 어려울 만큼 어색하고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면 욕망을 표출 할 수 있는 문을 더 넓게 열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규범은 자기 자신이 기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따르면 된다.
28 김두식지음,『욕망해도 괜찮아』, 창비, 2012, 4쪽.
29 라인홀드 니버 지음, 이한우 옭김,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문예출판사, 2000,35쪽
『유시민 지음,어떻게 살 것인가, p114~115,아포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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