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램 단가와 겉보기의 중요성
돈가스점에서 앙케이트조사를 해보면, 곧잘 “야채나 치즈말이 튀김을 먹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단품 메뉴로 만들면 잘 팔리지 않는다.
손님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님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적당 가격의 ‘새우튀김에 곁들인 야채말이 튀김’ 인 것이다!
일전에 와타미푸드서비스에서 경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주점의 중간 형태인 <나고미테>요노점을 점심시간에 이용한 적이 있다.
나는 조사를 위해 믹스 그릴과 몇 가지 메뉴를 주문해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했다.
세금을 포함해 1,323엔이었다.
“(경비로 올리려 하니) 영수증 주세요.”
점장은 내가 주문 내용을 미심쩍어한 것으로 생각했는지 그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마 평소에도 믹스 그릴 메뉴의 양이 적어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던 모양이다.
“계산한 품목에 잘못된 것이 없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그는 내 눈치를 살피며 거듭 확인했다.
잘 팔리는 메뉴를 만들 수 있는 힌트는 현장에 있다.
점장은 ‘양껏 먹으려면 너무 비싸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모양이다.
양의 문제는 메뉴의 이름과 이미지의 균형을 잘 잡으면 해결된다.
이 경우는 ‘믹스 그릴치고는’ 양이 적다는 것이리라.
왜일까?
‘믹스’ 나 ‘모듬’이 들어가는 이름은, 여러 가지 음식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준다.
<나고미테>의 믹스 그릴은 단품으로는 480엔이므로 싼 편이다. 그러나 250엔짜리 정식 세트를 추가하면 730엔으로,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의 가장 싼 상품과 비교할 때 가격 면에서 매력이 없다.
내용물은 약간 작은 햄버거 스테이크와 50그램 가량의 닭고기, 달걀 프라이, 곁들임 야채 약간.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에 비해 볼륨이 부족하다.
총 중량은 180그램 정도일 테니까, 1그램당(그램 단가라고 한다) 2엔 67전 가량이다.
요즘 테이크아웃점의 그램 단가는 1엔 50전 가량이므로 조금 비싸게 느껴진다.
‘믹스’가 붙는 상품은 종류나 볼륨 면에서 비교적 싸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손님들이 많이 주문하는 편이다. 따라서 불만을 사지 않도록 상품 기획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가격을 580엔으로 올리고 한 품목을 추가하면 어떨까? 60그램짜리 품목 하나를 추가하면 그램 단가는 2엔 23전으로 떨어져, 1엔 50전과의 차이가 30퍼센트 이내로 좁혀진다. 겉보기에도 그리 빈약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음식점은 보통 그램 단가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램 단가와 음식의 겉보기에는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
손님의 식사를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할 줄 아는 점장이 있다면 손님이 얼마나 더 늘어날까?
가격과 겉보기의 관계에 대해 스카이락그룹의 델리카트슨 조리할 필요 없이 그대로 가져가서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식품을 파는 전문 상점_옮긴이 <플로프레스테주>의 이사인 앤드류슨 한 잡지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파이를 8등분해서 180엔에 팔 때보다 4등분해서 380엔에 팔 때 두 배 이상 매상이 오른다.’
가격과 겉보기의 균형은 절묘하다.
싼 가격이 주 무기인 <가네후지 반찬>에서는 1그램당 단가에도 면밀히 신경 쓰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도시락만 하더라도 25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팔고 있다.
이것도 가까운 시일 안에 180엔으로 내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 도시락의 그램 단가는 겨우 60전 남짓이다!
편의점이나 테이크아웃점 도시락의 그램 단가가 1엔 전후라는 것을 감안하면 40퍼센트니 싼 셈이다. 월등히 싸다.
또한 슈퍼마켓은 도시락이나 부식 판매 방식이 서툴다.
우선, 그램 단가가 70전 정도로 <가네후지 반찬>과 그리 다를 것이 없지만, 양이 너무 많아 결과적으로는 전체 가격이 편의점과 똑같아졌다. 싸다고 호소할 수 없는 것이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조금 싼 것만으로는 가격 감도가 달라지지 않는다.
‘양이 푸짐하다’고만 생각할 뿐, 웬만한 대식가가 아니면 선뜻 사지 않을 것이다.
특히 여성은.
생각해 보라, 슈퍼마켓의 주 고객은 누구인가? 슈퍼마켓에서 파는 도시락이 싸고 양도 많아 좋다 하지만, 일반 여성이 먹는 양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을 업체에서는 모르고 있다!
잘되는 음식점, 안 되는 음식점의 두 번째 원인은 ‘손님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느냐 않느냐’ 하는 차이에 있다.
음식점의 본질은 경영자가 팔고 싶은 상품이 아니라, 손님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만큼 파는 데 있다.
가격은 원가와는 무관하다!
남는 음식도 중요하다. 내가 라면 체인인 <라면 덴카>를 지도하면서 우선 놀란 것은, 버려지는 국물의 양이었다.
나는 인테리어 공사에 앞서 점포를 방문했을 때 남는 국물을 체크한 후 그 양을 400cc에서 350cc로 줄였다.
라면국물은 원가가 비싸다. 50cc를 줄이면 한 그릇당 20엔이 절감된다. 하루에 200그릇을 판다고 치면 하루에 4천 엔, 한 달이면 12만 엔이 절감된다. 게다가 국물을 끓이는 가스요금도 절약된다.
이것만으로도 컨설턴트비는 충분히 빠지지 않는가?
장사의 철칙
ㆍ손님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조금 더 제공한다.
ㆍ의미 없는 과잉 서비스는 비용 낭비이다.
나는 여러 불고기집을 지도하다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어디나 모듬 불고기의 양을 각 부위별로 100그램 이하로는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님은 되도록 여러 종류를 맛보고 싶어할 텐데 말이다.
사람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에는 한도가 있다. 실제로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실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쿠보 카즈히코지음, 팔리는 메뉴, 안 팔리는 메뉴|음식점의 상품 구성, p119~123, 북라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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