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철학 등

찰스 다윈이 호모 사피엔스는 동물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고 암시하자 사람들은 격분했다.

휴먼스테인 2016. 8. 9. 19:50

나는 가끔 왜 인간들은 이렇게 잔인할까 하고 생각한다. 특히 세월호를 보면서 인간의 잔인함이 극에 달했구나라는 생각이 더더욱 든다.

이영희 교수의 어느 책에 보면 옛날 전쟁은 직접 칼로 상대방을 찔러야 죽일 수 있고 또는 화살로 쏴도 적이 맞고 쓰러지는 것을 보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 또는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지만 현대전은 단추 하나 누르면 미사일이 날라가서 수 많은 사람들을 조각조각 내더라도 거부감이 훨씬 덜해져 사람 죽이는 것이 더 쉬워질거라고 했다.

하지만 세월호 같은 경우는 부모들이 보고 있는데도 그 아이들을 그대로 수장시키는 박근혜부터 수 많은 언론들, 특히 짙은 어둠속에서도 해경은 조명탄과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라고 전혀 사실과 다른 말을 말하는 KBS 기자를 보면서  정말 근본적의 회의가 들었다.

왜 인간은 이토록 잔인할까

아래 글을 읽고 어느정도 이해가 됐다.

착한 종들은 다 멸종하고 가장 잔인한 종만 남아서 인류를 구성하고 있으니 이 모양이 된게 아닐까하고.

그나마 지금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 100%, 진짜 말 그대로 100%가 다 착한 종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사피엔스에 합병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의 가능성은 사피엔스가 이들을 멸종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상상해보자. 사피엔스의 한 무리가 발칸 반도의 어느 계곡에 도착했는데, 네안데르탈인이 이곳에서 수십만 년 전부터 살고 있었다.

새로 도착한 사피엔스들은 사슴을 사냥하고 견과류와 장과류를 채취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의 주식이기도 했다.

사피엔스는 기술과 사회적 기능이 우수한 덕분에 사냥과 채취에 더 능숙했다.

이들은 번식하고 퍼져나갔다.

이들보다 재주가 떨어지는 네안데르탈인은 먹고 살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집단의 크기는 줄어들고 서서히 모두 죽어갔다.

이웃의 사피엔스 집단에 합류한 한두 명의 예외를 제외하면 말이다.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폭력과 대량학살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관용은 사피엔스의 특징이 아니다.

현대의 경우를 보아도 사피엔스 집단은 피부색이나 언어, 종교의 작은 차이만으로도 곧잘 다른 집단을 몰살하지 않은가.

원시의 사피엔스라고 해서 자신들과 전혀 다른 인간 종에게 이보다 더 관용적이었을까?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마주친 결과는 틀림없이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심각한 인종청소였을 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이 사실이었든, 네안데르탈인(그리고 여타의 인간 종들)은 역사상 가장 중대한 만일의 소재다.

상상해보자. 만일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이 호모 사피엔스와 나란히 살아남았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여러 인간 종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는 어떤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구조가 출현했을까?

성경의 창세기는 네안데르탈인이 아담과 이브의 후손이라고 적었을까?

예수는 데니소바인의 죄 때문에 죽었다고 기술했을까?

코란은 모든 고결한 인간은 종에 관계없이 천국에 자리가 예비되어 있다고 설파했을까?

네안데르탈인은 로마 군단의 병사나 중국 왕조의 관료가 될 수 있었을까?

미국 독립선언문에는 호모 속의 모든 구성원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사실이 자명한 진리라고 적혀 있었을까?

카를 마르크스는 모든 종의 노동자는 단결하라고 촉구했을까?

지난 1만 년간 호모 사피엔스는 유일한 인간 종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다른 가능성을 그려보기가 어렵다.

우리는 형제자매가 없는 탓에 스스로가 창조의 최고 샘플이며, 우리와 나머지 동물계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다고 상상하기 쉽다.

그래서 찰스 다윈이 호모 사피엔스는 동물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고 암시하자 사람들은 격분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많다.

만일 네안데르탈인이 살아남았다면, 그래도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종과 동떨어진 존재라고 인식할까?

어쩌면 우리 조상들이 네안데르탈인을 전멸시킨 이유가 바로 이것인지 모른다.

그들이 우리가 무시하기에는 너무 친숙하고 관용하기에는 너무 달랐다는 것.

 

사피엔스의 탓이든 아니든, 사피엔스가 새로운 지역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의 토착 인류가 멸종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유발 하라리지음,사피엔스,p39~41,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