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영화

“그거 하면 밥이 나와 돈이 나와?”

휴먼스테인 2015. 4. 18. 03:15

 

그거 하면 밥이 나와 돈이 나와?”

 

어렸을 때 내가 항상 듣던 말이었다.

학교공부는 지지리도 못하고 맨날 책만 본다고 듣던 말이다.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만 파고드는 성격에 부모가 볼 때는 딱해 보였을 거다

음악에 미쳐서 각종 음악을 파고들 때.

영화에 미쳐서 이 세상 모든 영화를 다 볼 것처럼 했을 때.

책에 미쳐서 쟝르를 가리지 않고 학교 도서관부터 시립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모조리 읽고 있을 때.

그러다 갑자기 종교에 미쳐서 자유주의 신학부터 남미해방신학까지 두루 읽고 나중에는 많은 철학전공자 신학전공자들과 밤을 새면서 토론할 때는 부모님이 거의 포기상태였다

쟤는 저러다 굶어죽을거야, 돈벌이 할 생각을 안하니…’

어느 날 나이 30이 넘고 나서 나도 깨달았다

아 이러다 나는 물론이고 마누라와 새끼까지 같이 굶어 죽겠구나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려고 해도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고대, 중세도 아니고 현대 그것도 자본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돈을 벌었고 지금은 다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걸로 회귀하는 중이다.

돈이 따라주는 전제하에서!!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망원동에 사는 송호준씨는 개인 인공위성을 쏘겠다고 5년째 도전중이다.

그런데 비용이 1억이나 든단다

유치원생이 인공위성을 쏘겠다고 말하면 기특하다고 말하겠지만

다 큰 어른이 그걸 5년째 도전중이면 뭐라 말할까?

 

그거 하면 밥이 나와 돈이 나와?”

 

이 사람은 예술가이다

과학자도 아니고 반드시 꿈을 이뤄야한다고 하는 드림맨도 아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영화로 볼까봐

본인 자신이 계속 말한다.

나는 예술가이지 드림맨이 아니라고.”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는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재미있고 내가 하고 싶고 내가 만족하는 거면 된 거 아닌가? ‘

에 대해 다시 한번 맞다는 생각을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준 것이다.

 

영화단점:

1)     자막 좀 넣지 다큐영화라 발음이 부정확한데다가 용어도 어렵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짐

2)     감독의 의도와 송호준씨의 생각이 달라서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