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상식

레미제라블

휴먼스테인 2013. 2. 23. 22:25

프랑스 대혁명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빅토르 위고가 쓴 <레미제라블>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소설에서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청빈과 자비와 자선을 엄격하게 실천하는 비엥브뉴 주교에게

시대를 앞서가는상원의원은 다음과 같이 비아냥댄다.

 

하하 천국 같은 건 아무 데도 없어요. 신이란 엄청난 조작이죠.

물론 신문이나 잡지에서 이런 말을 하지않죠.

친한 친구끼리 술좌석에서만 해요.

괴로워할 것인가, 즐길 것인가.

어차피 허무로 끝날 건데 선택은 간단하죠.

하류계급, 거지나 칼 가는 사람이나 부랑자에게는 무엇인가 있어야겠죠.

하느님은 빈털터리에게만 필요한 겁니다.”

 

빅토르 위고는 탐욕과 적개심이 판치는 격변기에 장발장처럼

고통 받는 이들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변혁을 이끈다는 잘난 자들이 아니라

우리 안의 신성을 두려워할 줄 아는 비엥뉴브 주교 같은 이들이라는 걸 말하려고 이 책을 썼음에 틀림없다.

1%만 빼고는 모두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이 돼버린 시대에

이 책과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오랜 동안 상원의원의 마음가짐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문정우의 독서본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