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 경쟁에서 방향을 잃다
AT&T
-경쟁에서 방향을 잃다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다
AT&T만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 시기 동안 AT&T는 ‘탁월한 선택’ 캠페인에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인식 평가 결과를 보면 이 전략은 그리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AT&T는 가격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경쟁사의 가격 움직임에 상당히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AT&T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적인 강점을 제대로 선전하고 있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MCI나 스프린트 같은 기업과 AT&T 간의 특별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AT&T를 선택하는 것이 왜 ‘탁월한 선택’인지 그 이유를 더 명료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즉 AT&T를 다른 경쟁 기업으로부터 차별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필요했다.
우선 나는 AT&T는 ‘신뢰성’을 내세워 스스로를 다른 기업으로부터 차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뢰성은 기술적 우수성과 더불어 선두 기업이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특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T&T가 신뢰할 수 잇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수백만 마일의 광케이블을 자랑하는 AT&T 네트워크가
안고 있는 주요 문제점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이때 한 엔지니어가 말했다.
“한마디로 ‘역(逆)괭이질’ 이죠.”
땅 밑에 많은 케이블이 묻혀 있는데 누군가 땅을 파다가 괭이질을 자못하여 케이블을 손상시키면
순식간에 그 케이블을 통해 서비스를 공급받는 지역 전체에 서비스 중단 사태가 벌어진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물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죠?”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다
놀라운 기술
그는 서비스가 중단되는 즉시 AT&T의 유명한 네트워크 비디오월
(videowall:멀티스크린 그래픽스와 라이브 비디오 시스템을 이용해 구축된 장비-역주)을 통해
어떤 조치가 취해진다고 설명했다.
즉 서비스 중단 즉시 일명 ‘패스타(Fastar)’라 불리는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작동되어,
서비스 중단 지역의 모든 전화를 재연결하고 몇 분 내에(지금은 몇 초 내에)
모든 전화가 아무 이상 없이 재연결된다는 것이었다.
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5년의 시간과 130억 달러가 투자되었다는 놀랄 만한 이야기도 들었다.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자가복구 네트워크(self-restoring network)’를 구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내가 찾던 AT&T의 신뢰성을 선전할 수 있는 극적인 증거였다.
하지만 AT&T 사람들은 그것을 네트워크의 하나의 특징 정도로만 생각했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나는 그 특징을 AT&T 네트워크만의 고유한 특징으로 부각시켜 선전 도구로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경주용 말 이름처럼 들리는 ‘패스타’라는 이름 대신 AT&T의 자가복구 네트워크를 알릴 더 좋은 방법을 모색하길 권했다.
독특하고 값비싼 기술은 AT&T 네트워크를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어느 선전보다 효과적일 것이 분명했다.
그 방법을 사용한다면 AT&T는 ‘탁월한 선택’을 넘어 ‘신뢰할 만한 선택’으로 선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가의 소규모 경쟁사와 AT&T를 차별화시킬 수 잇는 좋은 방법이기도 했다.
특히 갑작스런 서비스 중단으로 중요한 전화나 자료 전송이 중단될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기업 고객들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게 분명했다.
이 새로운 기술이 널리 알려지면 비즈니스 고객들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있는데 어떤 고객이 다른 기업을 이용하려고 하겠는가?
빛을 보지 못하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AT&T 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그들은 자가복구 네트워크를 여전히 일급 기밀로만 생각했다.
다른 대기업에서처럼 AT&T에도 ‘개인적 아젠다’를 보유한 사람과 조직이 너무도 많이 존재하고 있었고,
이들은 나의 제안과 같이 기존의 계획에 도전을 가하는 새로운 제안들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결국 새로운 경영진이 AT&T를 통솔하게 되었고, 음성, 데이터, 비디오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호소하려는’ 전략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한마디로 달성할 수 없는 원대한 허상이, 달성 가능한 간단한 발상을 밀어내버렸던 것이다.
『잭 트라우트지음,빅브랜드,성공의 조건, p108~111,오늘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