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사랑과 性

사랑의 묘약

휴먼스테인 2014. 1. 11. 16:04

 

사랑의 묘약

 

올버니 소재 뉴욕 주립 대학교의 심리학자 고든 갤럽이 수행한 연구는

파트너와 섹스를 하는 것에도 이득이 있을지 모른다고 제안했다.

, 물론 남성 파트너 얘기이다.

293명의 여대생이 우울증 검사표와 성행활 관련 설문지에 응답했다.

성생활 관련 설문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물었다.

얼마나 자수 성교를 하는지, 마지막으로 성행위를 한 게 언제였는지, 어떤 종류의 피임법을 사용하는지 등등.

콘돔 없이(하지만 경구 피임약을 복용했을지도 모른다) 섹스를 하는 여성들은

통상의 피임법으로 콘돔을 사용하며 성교를 하는 여성들보다 우울증을 현저하게 덜 앓았다.

그녀들은 섹스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여성들보다 더 행복하기까지 했다.

설문지에는 자살을 시도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들어 있었는데,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응답 내용은 이것일 듯하다.

항상 콘돔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여성들의 13퍼센트 이상이 자살을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콘돔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여성들의 5퍼센트 응답률과 확연히 대조되는 수치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정액에 우울감을 다스려 주는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

콘돔을 사용하거나 성교를 거부하는 여성들은 결코 얻을 수 없는 그 무엇 말이다.

정액에 영양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정자들은 그 영양 물질의 도움으로 나팔관을 가로지르는 장도에 올라, 탐나는 난자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정액에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난포 자극 호르몬, 황체 형성 호르몬, 프로락틴,

몇 종류의 프로스타글란딘 등 각종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이런 온갖 호르몬들이 기분을 변화시키는 잠재적인 능력을 지니며 질벽을 통해 여성의 혈액에 흡수될 수도 있다.

정액에 노출되고 수 시간 이내에 검사를 해 본 결과 여성의 혈액에서 이 호르몬들의 일부가 검출되었다.

정액에 들어 있는 각종 호르몬 가운데서도 에스트로겐과 프로스타글란딘이

기분을 향상시켜 주는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자인 것 같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이 두 호르몬이 모두 정상 수치보다 낮게 검출되었으며

폐경기를 경과한 여성들에게서는 에스트로겐이 기분을 향상시켜 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젊은 여성들의 경우를 봐도 에스트로겐 기반의 피임약이 기분을 향상시켜 준다고 보고하는 논문들을 몇 개 찾을 수 있다.

같은 논문에서 연구진은 콘돔 없이 수시로 성교를 해 온 여성들의 경우

섹스를 중단하면 더 오랫동안 우울해 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러나 콘돔을 사용한 여성들한테는 이 진술이 적용되지 않았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던 여성들이 질과 정액이 수시로 접촉되던 것이 중단되면서

일종의 약물 금단증상을 겪는지도 모른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우리는 2장에서 여성에게서 왜 오르가슴이 진화했는지 설명하는 진화적 가설들을 살펴보았는데

그 중 하나가 섹스에 대한 보상으로서 즐거움이 제공된다는 것이었다.

생리학자 로이 레빈(Roy Levin)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할 때조차

섹스가 여성에게 보상적일 수 있도록 정액의 기분 개선 효과가 진화했는지 모른다고 제안했다.

정액이 여성의 기분을 개선시켜 준다는 것에 더해 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여성의 성애와 관련한 심대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일부 여성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성욕도 낮았다 

테스토스테론은 피부보다 질을 통해서 훨씬 더 빨리 흡수되는데

정액에 함유된 테스토스테론이 여성의 혈류로 침투할 수 있는 탓에

잠재적으로 여성의 성욕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중 초음파검사를 통해 프로스타글란딘 E4

여성의 성기로 유입되는 혈액의 양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프로스타글란딘 E4는 정액에 들어 있는 마법의 물질 가운데 하나이다.

더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성 흥분 기능 장애를 앓는 여성들이

프로스타글란딘 E4가 함유된 크림을 성교 전에 외음부에 바르면 성적으로 훨씬 더 많이 흥분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프로스타글란딘 E4가 아니라 위약 성분의 크림을 바른 여성들은 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정액에 함유된 프로스타글란딘 E4가 여성의 혈액으로 들어가 성적 흥분을 개선시키는지도 모른다.

의사들이 정액이 담긴 약병을 신형 항울제라며 처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러한 발견으로 왜 우리연구에 참여한 많은 여성이

우울증을 없애기분이 나아졌으면 해서 섹스를 한다고 응답했는지가 생리적 차원에서 해명된 셈이다.

 

by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Why women have sex, p356~359,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c/o Brockman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