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사랑과 性

내 타입이야

휴먼스테인 2013. 11. 12. 11:04

내 타입이야

 

여자들이 일반적으로 특정한 몸매와 성격유형에 끌리는 이유를 과학은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개개인이 성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미세한 차이도 과연 과학이 설명할 수 있을까?

곱슬곱슬한 금발을 좋아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다른 여성은 짧은 흑발을 선호하고,

심지어는 민머리를 좋아하는 여성까지 있다.

말끔하게 면도한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다른 여성은 면도는 고사하고 막 잠에서 깬듯한 봉두난발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 남자는 내 타입이 아니야”.

 

성 과학자 존 머니(John Money)는 우리 모두가 각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저마다의 견본으로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것을 사랑의 지도(love map)”라고 불렀다.

우리가 사랑의 지도의 안내를 받아 이상적인 배우자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는 그 사랑의지도를 통해 영혼의 반려를 찾을 수 있다고 믿기도 하는 것 같다.

머니는 사랑의 지도가 유년기부터 만들어지며, 발달 과정의 초기에 알게 된 사람들과 각종 경험에 토대를 둔다고 말했다.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친절한 금발 점원은 늘 사탕과자를 주곤 했다.

금발 란에 표시를 해 두고, 사랑하는 아버지는 항상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셨다.

외향성 란에 표시를 하면 되겠군.

수염이 덥수룩한 성질 사나운 노의사는 웃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며,

매번 주삿바늘로 당신을 찔러 댔다. 얼굴의 털은 잊어라.

어쩌면 의사라는 직업을 지워야 할지도.

어느 정도까지는 이런 유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특징들은 매력적인 데 반해

다른 특징들은 매력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콘코디오 대학교의 생물학과 짐 파우다(jim Pfus)

암수 한 쌍의 관례를 맺으려고 하지 않는 쥐들의 성적 선호까지 길들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파트너의 어떤 특징을 만족스러운 성 경험과 결부하는 방식으로 성적 선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암컷 쥐들이 복잡한 행동을 보이고, 이를 통해 수컷 쥐들과 맺는 성적 상호 작용의

거의 모든 측면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러워하는 인간 여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암컷 쥐들은 교미 속도 제어하기를 특히 좋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편과 유사한 화학 물질이 뇌에서 방출된다.

보상 메커니즘인 셈이다.

파우스가 이끄는 연구진은 완만하게 이루어지는 교미 행위를

아몬드 냄새와 결부해 암컷 쥐들이 아몬드 냄새가 나는 섹스 파트너들을 좋아하도록 길들일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암컷 쥐들이 아무 수캇하고나 마음대로 교미를 하게 되었을 때조차

암컷들은 아몬드 냄새가 나는 짝을 찾았다.

일부 연구자들은 성장 과정에서 축적되는 모든 정보가

청소년기 즈음에 뇌의 신경 회로망에 각인된다고 믿는다.

모든 항목이 일치하는 완벽한 짝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항목이 사랑의 지도와 일치하면 바로 그때 성적으로 끌리는 것이다.

여자들이 배우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매우 다양하고, 미묘하다.

사랑의 지도는 이 점을 해명해 줄 뿐만 아니라 여자들이 왜 거듭해서 동일한 유형의 파트너를 사귀는지도 설명해준다.

여성이 성적으로 끌리는 반응은 어느 정도 은밀하게 유도된다.

그녀들이 자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자들은 섹시한 냄새와 소리에 끌린다.

그렇다고 그녀들이 어떤 남자들은 흥분되는데 다른 남자들은 관심이 없는 이유를 꼭 아는 건 아니다.

여자들은 마음에 드는 남자의 얼굴과 몸매에 관한 주관이 뚜렷하다.

그러나 자신들의 욕망 이면에 숨어 있는 적응 논리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여자들은 배란기에 더 남성적인 남자들에게 끌리고, 비가임기에 덜 남성적인 남자들에게 끌린다.

이를 통해 짝짓기 행동에 은밀한 주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대다수의 여성이 달마다 등락하는 이런 적응적 변동을 자각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by 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Why women have sex, p59~61,Cindy M. Meston and David M. Buss c/o Brockman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