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을 통한 독과점 이윤
2011년에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삼양식품(130.1%), 대상(95.6%), 오리온(72.0%) 등 내수주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유업체들 역시 최고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렇게 보면 내수기업들이 가치투자 대상으로 괜찮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판단이 좀 달라진다.
삼양식품이나 오리온은 밀가루 등 원자재를 수입해서 라면이나 과자를 만들어서 국내에서 판매한다.
2011년은 국제 원자재가 크게 올라서 이들 기업은 생산원가가 크게 상승했다.
정유업체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2011년은 원유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므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은 줄어들었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업체들의 실적이 오히려 좋아져서 주가가 상승한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은 이 업체들이 독과점 상황을 이용해 원자재 수입가 상승을 핑계로 그보다 더 큰 폭으로 판매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담합행위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정유업체의 경우를 살펴보면,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이상 국제 휘발유값이 1원 오를 때 국내의 휘발유값은 1.15원 오르고, 국제 휘발유값이 1원 내릴 때는 0.93원만 내렸다.
10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국제 휘발유값의 등락에 비해 오를 때는 더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적게 내린 것이다.
또한 국제 휘발유값이 1원 오를 때 국내의 판매 가격은 1.15원 올리면서도, 국내 정유업체들이 해외에 수출하는 휘발유값은 0.9원밖에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11
그 결과 국제 유가가 사상 최대치를 연일 갱신하던 2008년에 국내의 정유업체 4곳 모두 영업이익이 최대치를 기록했고, 국제 유가가 떨어졌던 2009년에는 영업이익이 도리어 떨어졌다.
그러다가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2010년의 기록을 분석해보면, 영업이익이 다시 증가하여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2010년 국제 휘발유 가격의 총 인상분이 397원인데, 국내 정유사의 공장도 가격 총 인상분은 451원으로 국제 평균보다 54원 더 인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상황은 라면업체나 제과업체 모두 비슷하다.
국내의 식품업체 역시 두세 개 대기업들이 독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담합을 통해 독과점 이윤을 누림으로써 그동안 국제 원자재가의 상승과 상관업이 언제나 높은 영업이익을 올려온 것이다.
「세일러지음, 착각의 경제학, p347~349,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