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과 함춘호
송창식과 함춘호
그랬다. 이제는 그의 곁에 대한민국 최고의 기타리스트인 함춘호가 있다.
송창식처럼 성악을 전공했던 함춘호가 기타를 잡게 된 것은 송창식 때문이었다.
그를 보고 꿈을 키운 함춘호가 송창식을 처음 본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학교 동문이었던 송창식이 학교에 왔다.
함춘호는 송창식을 설레는 마음으로 따라다녔다.
자신의 우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손이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기타 연주가 정말 멋있어 보였다. 더욱 그에게 매료됐다.
훗날 함춘호는 송창식을 따라다니며 근처에서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송창식 역시 정말 기타 잘 치는 후배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 온 터였다.
당시 변방에 물러나 있다가 함춘호 때문에 다시 앞으로 나왔을 정도로 송창식은 함춘호의 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노래할 맛이 났던 것이다.
둘은 그렇게 시작해 지금껏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둘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다. 아무런 약속 없이 시작한다.
심지어 무슨 곡을 할지 어떤 키로 할지도 모른 채로, 연주를 통해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게 함춘호는 너무나 좋다고 했다.
송창식의 발 움직임과 호흡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꿰뚫는다.
함춘호 역시 클래식을 했던 터라 원하는 음을 쉽게 짚어 내 곡에 세련미를 더한다.
더구나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송창식도 그를 소개할 때면 늘 ‘대한민국의 기타’라고 할 정도니, 그렇기에 새로운 앨범을 기대할 수도 있을 터.
이제껏 낸 앨범과 달리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앨범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박재현지음, 송창식에서 일주일을, p179~180,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