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경영

사람 위에 서는 자는 인간적인 성질과 야수적인 성질을 다 같이 배울 필요가 있다

휴먼스테인 2014. 3. 25. 00:24

  군주가 술책 같은 것을 부리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칭찬할 만한 일인가는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은 신의를 지키는 것 따위에 대해서는 개의치도 않은 군주가 위대한 사업을 이룩했음을 가르쳐준다.

  그뿐 아니라 사람들의 두뇌를 잘 조종할 줄 아는 군주가 사람을 믿은 군주보다 결과적으로 더 훌륭한 일을 성공시키고 있다.

  그 까닭을 알려면 먼저 다음과 같은 것을 머리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즉 성공을 거두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 방법은 법률이고, 둘째 방법은 힘이다.

  첫째 방법은 인간의 것이고, 둘째 방법은 야수의 것이다.

  더욱이 첫째 방법만으로는 많은 경우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므로,

  둘째 방법의 도움을 빌리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요컨대 군주는 인간적인 것과 야수적인 것을 가려 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옛 작가는 아킬레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의 중심인물로

펠레우스와 여신 테티스 사이의 아들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적장 파리스의 화살을

그의 유일한 약점인 발뒤꿈치에 맞고 죽었다고 한다)를 비롯해 많은 옛 군주들이

반인반수의 케이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족 가운데 가장 현명한 인물.

의신인 아스클레피오스를 양육했다고 전해진다.)에게 맡겨져서 교육을 받은 이야기를 쓰고 있다.

사람 위에 서는 자는 인간적인 성질과 야수적인 성질을 다 같이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성질 가운데 어느 한쪽도 결여되어도 지위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군주는 야수의 성질도 아울러 갖고 있어야 한다는 그 야수로 말하면,

  나는 야수 중에서도 여우와 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자만으로는 덫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없고, 여우만으로는 이리로부터 몸을 지킬 수 없으나,

  여우임으로써 덫을 피할 수 있고, 사자임으로써 이리를 쫓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덫을 간파하려면 여우이어야 하고, 이리를 쫓아버리려면 사자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자인 것만으로 만족해하는 군주는 이 점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고,

  여우인 것으로 만족해하는 지도자에 대해서도 물론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다만 여우적인 성질은 교묘히 사용되어야 한다.

  아주 교묘히 속에 감추어놓고서, 시치미를 뚝 떼고 의뭉스럽게 행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란 단순한 동물이라 현재 눈에 보이는 것에 끌려가기 쉽다.

  이것이 현실이니 속이고자 하는 자는 속일 상대에 부족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군주론)

 

위대한 현실주의 사상가의 인간성찰 마키아벨리 어록 / 시오노 나나미 엮음 / 오정환 옮김 / 한길사 제1 [군주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