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경제

금은 : 가격 파동을 치료하는 신비한 효능침

휴먼스테인 2014. 2. 20. 01:03

금은 : 가격 파동을 치료하는 신비한 효능침

 

1974713,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산업혁명 시기의 물가 통계보고서를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영국 물가는 1664~1914년의 2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금본위제 아래서 안정적이면서 약간 하락하는 추세를 유지했다.

오늘날이라면 어림없는 이야기다.

파운드화의 구매력은 놀랄 정도의 안정성을 유지했다.

1664년의 물가지수를 100이라고 설정한다면, 나폴레옹전쟁 때인 1813년 일시적으로 180까지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1664년의 기준보다 낮았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당시 영국의 물가지수는 91이었다.

바꿔 말해 금본위제에서 19141파운드는 250년 전인 1664년 같은 가치를 가진 화폐의 구매력보다 더 컸다는 소리다.

금본위제를 채택할 당시의 미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1787, 미국은 헌법 제1장 제8절에서 화폐 발행과 가치 설정을 의회에 위임한다고 정했다.

10절에서 모든 주는  금은을 제외한 어떤 화폐로도 채무를 지급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미국 화폐는 반드시 금은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1792년 화폐주조법이 제정되면서 1달러를 미국 화폐의 기본 도량형으로 확정했다.

1달러의 정확한 정의는 순은 함량 24.1그램이며, 10달러는 순금 함량 16그램이었다.

은은 달러 화폐 체계의 기초였으며,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을 151이었다.

달러의 순도를 희석하여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범죄는 사형으로 처벌하겠다고 선포했다.

1800년 미국 물가지수는 102.2였으며, 1913년에는 80.7로 하락했다.

미국에서 공업화가 진행되는 격변의 시대에도 물가 파동의 폭은 26%를 넘지 않았다.

1879~1913년 금본위 시대에는 물가 파동의 지수가 17% 이하였다.

미국에서 생산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본격적인 공업화를 실현한 113년 동안

평균 통화 팽창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으며 연평균 가격 파동은 1.3%를 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유럽 주요 국가들은 금본위제를 유지하며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가는

경제 발전의 핵심적 변화를 겪으면서도 화폐는 고도의 안정성을 유지했다.

 

  ᆞ프랑스 프랑은 1814~1914년의 100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ᆞ네덜란드 길더는 1816~1914년의 98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ᆞ스위스 프랑은 1850~1936년의 86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ᆞ벨기에 프랑은 1832~1914년의 82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ᆞ스웨덴 크로나는 1873~1931년의 58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ᆞ독일 마르크는 1875~1914년의 39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ᆞ이탈리아 리라는 1883~1914년의 31년 동안 화폐의 안정을 유지했다.

 

오스트리아 학파의 미제스(Mises)가 서방 문명이 자본주의 황금시대에 이룩한 최고의 성과라고

금본위제를 높이 평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화폐 도량형이 없었다면 서방 문명이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 단계에서

거대한 부를 창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금과 은이 시장에서 자연 진화하는 과정에서 형성한 고도의 안정된 가격 체계는

20세기 모든 천재경제 정책 제정자들이 흘린 땀의 결정이다.

금과 은은 화폐로서 자연 진화하는 진정한 시장경제의 산물이요, 인류가 신뢰하는 성실한 화폐다.

이른바 화폐 도량형이란 금융재벌들의 탐욕스러운 본성으로 전환 되지 않고,

정부가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변하지 않으며, 천재 경제학자들의 이익과 투기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역사상 시장의 자연 진화를 거친 금과 은 화폐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

미래에도 금과 은만이 이 역사적 사명을 맡아 시민의 재산을 성실하게 보호하고 사회 자원의 합리적 분배를 해낼 수 있다.

당대의 경제학자들 사이에 보편적으로 유행하는 관점이 있는데,

금과 은의 증가 속도가 재산 증가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은화폐 체제 아래서 통화 긴축을 초래하며, 통화 긴축은 모든 경제주체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의 관점은 선입견에 따른 착각에 불과하다.

통화팽창에 힘을 실어주는 왜곡된 논조는 순전히 국제 금융재벌들과 케인스가 만들어냈으며,

금본위를 폐지하고 인플레이션을 통해 시민에게 보이지 않는 세금을 걷고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시민의 재산을 약탈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구미 국가들의 역사를 보아도 17세기 이래 사회경제의 거대한 발전이

결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사실 영국과 미국 두 나라는 오히려 가벼운 통화 긴축 상태에서 산업혁명을 완수했다.

진정한 문제는 이것이다.

과연 금과 은이 증가하는 속도가 재산 증가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채무화폐 증가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일까?

채무화폐의 남발이 진정으로 사회 발전에 이익이 되는 것일까?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 화폐전쟁, p410~413, 랜덤하우스』